2007 개정교육 과정을 위한 실기 및 교수·학습 방법 연수

2007 개정교육 과정을 위한 실기 및 교수·학습 방법 연수

 
이번 연수의 목적은 첫째, 개정된 차기 교육과정의 논의를 통해 새로운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를 돕고 개정 교육과정과 관련한 교육 내용과 교수방법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하여 교사의 전문성을 신장시키고, 둘째, 개정교육과정 지도에 필요한 장단과 춤 및 국악 가창 수업에 필요한 실기 연수를 통하여 교사들의 국악지도 능력을 신장하는 것이다. 이번에 실시한 워크숍과 연수에는 전국에서 100여 명의 유치원, 초등, 중·고등학교 선생님들과 일반인, 대학교수 등이 참여하여 국악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내 보였으며 연수에 참가한 교사들에게는 15시간 1학점의 연수 이수 학점이 주어졌다.

연수 프로그램은 농악의 철학적 의미를 되새기는 주제 강연과 남도민요, 시조, 가곡, 경·서도민요 중에서 개인의 흥미와 희망에 따라 선택하는 실기강좌, 그리고 현장에서 직접 적용할 수 있는 교수·학습방법에 관한 워크숍으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정인삼 한국농악보존협회 이사장은 ‘우주 순환의 철학을 담고 있는 농악’이라는 주제 강연에서, 농악은 지역에 따라 ‘두레 논다. 풍장친다. 굿친다’라는 여러 명칭을 사용하기도 하며 일부에서는 ‘농악’을 일본 사람들이 ‘농업에 사용하는 음악’이라는 협의의 의미로 축소시켰다는 설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오래 전부터 ‘농악’이라는 말을 사용했다는 것, 그리고 일부에서는 ‘농락(農樂)’이라고도 사용한다고 하였다.
또 농악은 여러 종류의 형태가 있으며, 음(陰)과 양(陽), 하늘(天)과 땅(地)과 사람(人)을 잇는 천지운행과 사람, 우주의 조화를 이룬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농악의 전승이 단순히 기능적인 전수만이 아니라 농악의 철학과 본질을 알고 우리민족의 민족성과 전통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하였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연수생들은 정인삼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장단과 춤’을 배우기 위해 폭염 속에서도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팔과 발을 움직였다. 등으로는 땀이 줄줄 흘렀지만 움직이는 팔과 발은 우아한 몸짓을 나타내 주었다. 춤은 바르고 정중한 동작으로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것으로 예법의 동작이 그 기본이 된다.

우선 춤의 기본자세는 족정정(足定丁)으로 발은 정확하게 丁자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인데 춤을 시작할 때 갖는 자세를 말한다. 춤의 기본 동작은 인(仁), 서(恕), 사(娑), 팔(叭)로 인은 ‘정중과 겸손, 예의를 잘 지키는 마음가짐으로 온몸을 감는다는 뜻’으로 양팔을 앞뒤로 몸에 감아 붙이는 동작(人體)을 말하고, 서는 ‘받든다. 용서한다. 베푼다’라는 뜻으로 양팔을 앞으로 들고 있는 모습(恕手)을 말하며 사는 ‘우주 안의 모든 물체를 따뜻하게 감싸주는 것’을 상징하여 양팔을 들어 올려 한일자를 만든 것(娑手)을 말하고 팔은 ‘여덟 가지 바른 길과 바른 생각을 함으로써 바른 지도자가 될 것이고 착하고 어질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라는 데서 연유하여 양팔을 머리위로 올려 쭉 펴서 여덟 팔자를 만든 것(叭手)을 말한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춤의 예법과 팔 동작, 하체동작으로 디딤세와 도듬세(돋음세), 굿거리 장단 한 장단에 발을 몇 번 움직이느냐에 따라 장전, 중전, 세전 디딤세 발을 뒤로 옮기는 퇴세전, 발끝으로 딛는 돋음세 등에 관하여 강사님을 배우며 따라했다.

장단과 춤을 배운 김주경 교사(서울 원묵고)는 “한국 사람이면서 한 번도 한국의 춤을 배우지 못한 것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으며 민요나 판소리를 가르칠 때 간단한 몸 동작을 할 때마다 어색했었는데 굿거리 장단에 맞추어 기본적인 춤 동작을 따라 하면서 갈증이 조금이나마 해소되는 것을 느꼈다. 다음 연수에도 우리 춤에 대한 내용이 더 많이 들어가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개정교육과정에서는 6학년에서 시조 초장을 부르도록 되어 있어서 앞으로 교실에서 직접 지도해야 할 교사들의 관심이 특히 뜨거웠다. 용인대 이오규 교수님의 지도를 받은 시조 실기연수는 두 반 20여 명씩 편성되어 운영되었다.

연수생들은 방석을 깔고 바닥에 앉아 무릎장단을 쳐가며 시조의 발생 및 가곡과의 비교 호흡법, 평시조 익히기 등을 배웠다. 이오규 선생님은 동일한 사설의 <동창이>를 가지고 비교해 보면 가곡에 비해 시조가 빠르고 가락이 비교적 단순하며, 시조의 호흡은 흉식 호흡이 아닌 단전호흡이 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또 시조는 5박, 8박 장단으로 손동작과 함께 무릎장단으로 반복하여 익히고, 요성은 여러 종류로 잔잔히 떠는 요성, 앞으로 미는 듯한 느낌의 요성, 굵게 떠는 요성 등이 있으며 멋스럽게 연주하기위해서는 장단에 따라 가락의 셈여림(강-약-소강)을 살려 불러야 한다고도 하였다.
<동창이>외에 <이몸이>, <녹수청산>, <월정명>의 초장을 비교해보면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시조간의 차이점이 있으며 평시조와 우조시조의 차이점도 직접 감상하였다.

연수생들은 주어진 시간이 짧아서 학생들 앞에서 범창할 수 있을 만큼 시조를 익히지는 못했지만 선생님의 연주를 직접 감상함으로써 시조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또한 주옥 같은 낭랑한 목소리의 조순자 선생님이 지도하신 가곡도 마찬가지로 주어진 시간이 두 시간 밖에 되지 않아 충분히 익히지는 못했지만 가곡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각 지방의 사투리가 다르듯이 남도민요와 경기도와 서도 민요의 창법은 아주 다르다. 김양숙 선생님에게서 남도민요 중 ‘새타령’을, 박기종 선생님에게서 ‘경복궁 타령’, ‘풍년가’와 같은 경기민요 ‘수심가’, ‘끔다라꿍타령’ 등의 서도 민요의 독특한 창법을 익히느라 애쓰는 연수생들의 노래 소리에 한여름 무더위도 힘을 쓰지 못했다.
저녁을 먹고 난 뒤 7시부터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의 학교급별로 나누어 ‘초등학교에서 필요한 장단지도의 방법'(이천 송정초 천은영 교사)과 ‘시조와 가곡의 비교 학습 지도방안'(성남 청솔중 김선희 교사)에 관한 연수가 있었다.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활용할 수 있는 교수·학습 방법을 다른 연수생들이 학생이 되어 실제로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하였다. 밤늦게까지 이어진 배움의 열기는 뜨거운 여름 밤에도 식을 줄 몰랐다.

1박2일의 연수가 끝난 뒤, 김마리아 장학사(전남 곡성교육청)는 “평소 국악교육에 관심을 갖고 있던 터에 한국국악교육연구학회의 실기·교수학습방법에 관한 연수를 보고 참여하였는데 몇 시간 안 되는 시간 동안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었지만, 시조와 가곡을 학교에서 가르쳐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고 개정교육과정에 발맞추어 꼭 필요한 연수가 되었다”고 하였다.
또 송지형 교사(서울 미아초)는 “평소에 시조와 경·서도 민요를 배우고 싶었지만 이런 과정을 개설하는 연수는 찾기 어려웠기에 한국국악교육연구학회에서 국악 가창 실기 위주의 연수를 실시 하다는 말에 반가움을 금할 수 없었으며, 전반적으로 이번 연수는 시간이 많지 않아 보다 깊이 있게 배우지 못하고 노래의 맛만 느꼈던 것 같아 많이 아쉽다. 연수 시간을 늘려서라도 체계적으로 내실 있게 배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이런 연수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하는 욕심도 내어본다. 국악을 아끼고 사랑하는 많은 교사들에게 국악 교육의 기회를 확대해 준다면 학교 현장에서 보다 의미 있는 수업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국악교육연구학회는 교사들의 국악교육에 관한 높은 관심과 호응도에 따라 앞으로도 교사들의 국악실기 능력과 학교 현장에서의 교수·학습지도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연수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기로 하였다. 또한 학술대회, 학술세미나 등을 통하여 현장의 국악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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