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청소년 연극 프로젝트 ‘연’

CJ 청소년 연극 프로젝트 ‘연’

 

CJ 청소년 연극 프로젝트 ‘연’은 CJ문화재단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로, 올해가 2회째이다. 지난 4월, 서류심사와 오디션을 통해 고등학생 또는 동일 연령의 청소년 89명을 선발하여 5월 30일부터 7월 20일까지 1차 주말 연극 워크숍을 진행하였다. 서울, 수원, 전주, 창원에서 진행된 1차 워크숍을 통해 9월 공연 무대에 오를 배우를 선발하였고, 선발된 58명의 학생이 이번 여름캠프에 참가하게 되었다.

CJ 청소년 연극 프로젝트 ‘연’의‘연’은 ‘소통하는극’ ‘아름다운 인‘ ‘꿈을 담아 날아오르는 연’을 뜻한다. 꿈을 실어 하늘에 연을 띄우듯, 연극 교육과 연습과정을 거쳐 청소년들의 꿈과 이야기를 공동체 연극으로 무대에 올리는 예술 교육 프로젝트이다.
CJ문화재단은 이 프로젝트의 목적을 청소년들이 연극이라는 예술 체험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자신의 꿈을 발견하는데 두고 있다. 전문 연극인 양성 프로그램이나 다수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단순 예술 체험이 아닌, 연극을 무대에 올리기 전부터 철수에 이르는 공동 작업을 통해 소통을 이해하는 예술 체험이다.
이 프로젝트에 참가한 학생들은 일반학교, 대안학교, 홈스쿨링, 고아원 등 그 배경이 다양하다. 미래에 대한 고민, 부모님과의 소통의 문제, 입시에 대한 중압감, 친구 관계 등 다양한 고민을 연극 수업을 통해 나누며 서로가 겪고 있는 어려움과 환경을 이해하게 된다.

 

7월 여름캠프는 9월 연극 무대에 함께 서게 될 다른 지역의 친구들을 이해하고 마음을 나누기 위해 마련되었다. 이를 위해 팀 구성 또한 지역을 혼합하여 재편성하였고, 캠프 프로그램 역시 여태껏 만나보지 못했던 다른 지역 선생님의 강의를 교차 순회하며 들어보도록 이루어졌다. 서로를 탐색하던 첫 만남의 어색함도 잠시. “아! 네가 푸름이였구나!” 온라인 클럽에서만 만났던 친구들의 얼굴도 확인하고 마음 속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를 나누며 금새 친해졌다.

본격적인 강의가 시작된 둘째 날, 서울 지역 선생님들의 수업 시간을 들여다보았다. 간단한 몸풀기 게임 후, 수업을 진행한 천정명 선생님은 맹인 가수 스티비 원더가 딸을 위해 만들었던 ‘isn’t she lovely’와 딸의 얼굴을 한 번이라도 보기 위해 개안 수술을 시도했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의사를 찾은 스티비 원더는 시신경이 많이 파괴 되어 있어서 수술에 성공한다 해도 15분 밖에 볼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럼에도 수술을 받았답니다. 그러나 딸의 얼굴을 볼 수 없었어요. 자, 이제부터 여러분은 스티비 원더의 주변 사람들이 되는 겁니다. 스티비 원더의 개안 수술에 대해 주변 사람들은 어떤 입장을 취했을지 상상하여 그룹별로 상황극을 만들어 보세요.” 아이들은 각자의 생각을 나누고, 조각들을 맞추듯 얼개를 짜서 서로 다른 시각의 상황극을 연출해 내었다.

오전, 오후 교육을 마친 후 저녁에는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을 함께 관람하였다. 공연이 끝난 후 주연 배우 조정석과 이정미, 그리고 제작자 김종헌과 만남의 시간이 있었다.
“원래부터 꿈이 뮤지컬 배우였나요?”, “뮤지컬 배우는 어떻게 되었나요?”, “뮤지컬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아이들의 질문은 끊임없이 쏟아졌다. 아마도 자신들이 희망하는 꿈을 이룬 사람들을 눈 앞에서 만났기에 더욱 눈망울이 초롱초롱 했을 것이다.

전문 배우들의 뮤지컬 무대도 멋있었지만 다음날 펼쳐진 각 지역별 작품 발표는 그 어떤 무대보다 아름다웠다. 서로를 이해하고, 무대를 함께 만들어갈 줄 아는 배우로서의 마음을 깊이 깨달아서일까? 지역별 1차 주말워크숍을 마무리하며 준비했던 작품 안에는 지역별 개성이 그대로 묻어났고, 무엇보다 담백하고 진솔한 아이들 본연의 목소리가 담겨있었다.

“꿈은 이루기 위해서가 아니라, 꿈을 향하여 노력하는 과정을 위해 존재합니다.”
작품을 마무리하는 아이들의 하나된 목소리였다. 작품 발표가 끝난 후, 20명의 강사진은 서로에게 물었다. “선생님은 꿈이 뭔가요? 여전히 꿈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걸까요?” 아이들의 외침이 오히려 강사들에게 신선한 깨달음을 안겨 준 듯하다. 수원지역 강사 이준희 연출은“아이들이 스스로를 표현하고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도록 이끄는 강의를 하면서 나 자신도 굉장히 솔직해졌어요. 나 또한 ‘소통’의 방법을 아이들을 통해 배웠다고 할까?”라고 말했다.

역사, 철학, 문학, 예술 등 인문학 교육이 가능한 연극이라는 예술 체험은 기대 이상의 변화를 가져다준다. 작년, 참가자 유진이는 목적도 모르고 앞으로만 달려가는 학교 생활을 거부하고 외국어고등학교를 자퇴한 후 이 프로젝트를 만났다.“연극 대본을 직접 써보고, 말하고,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고민하면서, 많이 알아야 세상을 더 많이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유진이는 왜 공부해야 하는지 스스로 답을 얻고 올해 수능을 준비하고 있다. 축구 선수를 꿈꾸다 다리 부상을 당한 교진이는 <굿, 스튜던트> 공연을 올리며 자신도 다시 꿈꿀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총감독을 맡고 있는 김종석 용인대 연극학과 교수는“지역별, 개인별 다양한 개성을 가진 학생들이 연극이라는 공동체작업을 통해 다른 사람과의 차이를 인정하고 스스로가 가진 상처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감동입니다. 이 아이들은 더 이상 우리가 오디션 때 만났던 그 모습이 아닙니다”며 소감을 전했다.

여름캠프를 마치고 헤어지기 전, 아이들은 두 줄의 원을 만들어 서로를 꼭 안아 주었다. 두 눈에는 아쉬움의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여름캠프 이후, 참가 학생들은 한 달간의 맹연습에 들어갔다. 오는 9월 6일 서강대학교 메리홀에 올릴<꿈을 만나러 갑니다>(가제)라는 창작품을 위해서다. 그 안에는 아이들의 일상과 고민, 그리고 꿈을 향한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작품을 만드는 아이들에게는 성숙의 기회가 되고 관객에게는 청소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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