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조각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장소는 2006년 조각 프로젝트가 열렸던 곳이기도 하며, 이미 많은 시민들이 애용하는 도심 속 공원이다. 이러한 공적인 장소를 사적인 정원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이미 조성되어있는 공원조경과 작품배치가 어쩔 수 없이 부딪힐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러한 상충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결과를 안겨줄 것이다. 2008년 조각 프로젝트의 작품들은 길과 나무와 벤치를 자연스레 연결하며 도심 속 현대인에게 사적인 사색과 감흥의 시간을 안겨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우리는 시간과 공간의 분절된 틈을 지나 유기적인 하나의 사건 속에서 인식하는 ‘나’를 발견하는 색다른 묘미를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정원은 도심 속 모두에게 열려 있지만 그 정원을 거니는 것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이다. 각각의 ‘나’는 각기 다른 일상을 지니고 있으며 그 일상 속에서 이 전위적인 공간을 맞닥뜨려 서로 다른 일상성을 누리게 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전위적 정원’이 추구하는 바이다. 이 속에 우리 아이들이 있다.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아이들이 만드는 사건들은 현대미술의 최첨단에 혹은 현대 사상의 최전방에 전위적으로 관계할 것이다.
이번 조각 프로젝트에서 선보일 교육 프로그램은 작품 감상 및 분석과 동시에 동시대의 인문, 사회, 사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 되었다. 이 교육 프로그램은 ‘전위적인 정원(Avant-Garden)’에 놓여있는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자연스레 동시대 인문학의 맥을 짚어 나아가는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현대인들이 지닌 ‘image’와 작가의 ‘image’ 그리고 ‘text’ 사이에서 소통의 근거와 의미를 발견해 그 경로를 알려주는 ‘navigator’ 역할을 하게 될 이 교육 프로그램은 2008년 부산비엔날레 조각 프로젝트가 주는 특별한 이벤트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생각해 보라! 정원 속을 거니는 아이들이 자연스레 작품을 맞닥뜨려 에피소드를 만들고, 그 에피소드들을 늘어놓다 자연스레 인문학적 상상력을 접하게 되는 사건을.
최근 입시에서 논술이 과열양상을 띠다 잠시 주춤했다. 우리 아이들이 기본적으로 읽고 말하고 쓰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에 시작된 교육이었다. 그런데 단기간의 입시에서 이를 운용하였더니 사회적으로 큰 혼란이 가중되었었다. 그런데 사실 지역의 문화기반 시설이나 자원을 활용하면 아이들이 어렵지 않게 창의적으로 받아들이고 말하고 글을 쓸 수 있게 된다. 세계적인 거장의 작품 앞에서 “그 제목이 맘에 들지 않아…”라고 중얼거리는 아이의 황당한 논리력이 궁금하지 않은가? 이번 교육 프로그램의 취지는 바로 이러한 것이다. 자연스레 이성과 감성을 연결 짓는 것, 바로 text와 image를 연결 짓는 일이다. 그리고 그 사이를 자유로이 오가며 나름의 목적과 이유를 발견하는 것(navigator), 물론 재미나게. 이것이 <네비게이터; 텍스트와 이미지 사이에서>가 추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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