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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이 좀 넘는 낭독시간 이후 고등학생들이 직접 마이크를 들고 질문을 하고 킹 가족이 답변을 하는 질의응답 시간이 30분 정도 이어졌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질문을 미리 종이에 적어 준비해왔으며, 작가의 작품과 삶, 그리고 가족관계에 대해 다양한 내용의 질문을 던졌다. 특히 소설가라는 커리어에 대한 호기심 섞인 질문도 인상적이었고 청소년으로서 자신이 현재 가지고 있는 관심들을 바탕으로 스티븐 킹과 그의 가족들의 일상과 작품세계에 대해 생각해 보는 질문들도 돋보였다.
킹 가족 일원 세 명 모두 무척 유머가 있어 토론과 질의응답 시간은 시종일관 유쾌했고 흥미로웠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베스트셀러 작가에게 느껴질 법한 권위 의식을 전혀 느낄 수가 없었고 자신을 애써 꾸며서 멋진 이미지를 만드려는 노력 또한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스티븐 킹은 매우 활달했으나 무척 솔직해 보였고 부정해야 할 때는 거침없이 “No”를 외치는 사람으로 보였다. 이러한 초청 강연자들의 태도는 참석자의 태도 또한 진솔하게 만들었다.
‘학교 안의 작가들’ 프로그램 진행 내내, 스티븐, 터비사, 오웬, 세 명의 강연자 모두 강조한 것은 어린 시절의 독서와 문화환경이 성인이 된 후 겪는 여러 체험과 커리어에 미친 영향이다. 특히 터비사는 엄마가 아이를 따뜻하게 안고 함께 읽는 독서가 얼마나 중요하고 의미 있는지에 대해 열정을 담아 이야기했다.
독서가 중요한 것은 다만 책 안에 많은 지식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책 안에 들어있는 생생한 캐릭터들의 모험과 체험을 통해 우리 자신의 삶 자체가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서는 우리의 사고를 깊게 하고 시야를 넓혀 주고 세계관을 변화시키며, 궁극적으로 우리를 성장시킨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독서활동에 대해 많은 우려를 하는 미국의 교육계와 문화계를 생각해 볼 때, 스티븐 킹 가족과 워싱턴 DC 지역의 고등학교 학생들 사이의 진솔한 대화는 많은 의미를 지닌다. 결국 독서와 문학에 있어 중요한 것은 책, 스토리, 지식 등이 아니라 책을 읽고 쓰면서 생각을 변화시키고 성장해 가는 ‘사람들’일 것이다. 이는 앞으로 사회에 나가 성장해 나갈 청소년들에게 많은 독서를 권장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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