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운영활성화

공연예술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운영활성화
– (사)한국공연예술매니지먼트협회 세미나

김지우
(웹진 콘텐츠팀,arte13@hanmail.net)

김지우|웹진 콘텐츠팀<!– | nanaoya@hanmail.net–>

‘문화예술교육’이 요즘 화두다.
정부에서도 문화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각 계의 사람들의 의견수렴과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학교에서도 교과서 위주의 지식주입 교과 수업에 대한 반성과 대안으로 통합교과적 수업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감성을 일깨워주는 수업에 대한 열의가 높아지고 있다. 문화예술교육은 미래의 문화예술 향유자를 키워내고, 감성을 일깨워 고즈넉한 향기가 나는 사람을 만들기 위한 당찬 발걸음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공연예술 관련 문화기반시설 관계자, 기획자들이 모여 ‘공연예술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운영 활성화’라는 주제를 가지고 의미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하여 아르떼가 함께 했다.

제법 가을 기운이 느껴지던 지난 8월 20, 21일 양일간 국립평창청소년수련원에서 (사)한국공연예술매니지먼트협회(http://www.artsmanagement.or.kr)의 주최로 2004 하계 세미나가 열렸다.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의 이원태 문화정책팀장의 사회로, 총 세부분으로 나누어 발제와 토론이 이루어졌다. 첫 번째는 ‘관객개발을 위한 예술교육 사례와 성과’라는 주제로 부천문화재단의 이용관 전문위원의 발제, 두 번째는 ‘우리나라 공연예술기관의 예술교육과 프로그램’을 주제로 한국예술종합학교 홍승찬 교수, 세 번째는 ‘문화예술교육정책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문화관광부의 용호성 예술교육팀장이 발제하였다.
‘공연예술교육프로그램 개발과 운영 활성화’ 라는 주제를 가지고 열린 이번 세미나는 공연예술관련 실무자들이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인식저변을 새롭게 넓히려는 의도가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 동안 공연예술 관련 실무자들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각 문화기반시설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재고찰과 함께 기록과 정보 통합의 중요성, 그리고 수준 향상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에 의미가 있는 것이다. 정부에서도 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다양한 방안들 중에 지역의 문화시설과 학교와의 연계체제를 구축하여 지역의 문화시설이 학교의 문화예술교육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등 학교의 문화예술교육을 보다 체험위주로 내실화 하자는 계획이 있다. 때문에 앞으로 문화기반시설에서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의 내실화와 추진력은 보다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번 세미나에서 논의되었던 주제들과 의견들을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공연예술 관련 문화기반시설에서 진행한 문화예술교육의 성공사례를 가지고, 문화예술교육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하였다. 미국의 공연 단체 ‘Guthrie Theater(이하 거쓰리 씨어터)’의 사례를 보면, 공연기관의 경영을 개선하려는 연구와 시도를 지속한 결과 전문적인 운영체계와 더불어 공연장에서의 문화예술교육까지 오게 됐다고 한다. 그러나 차별점은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확실한 철학과 개념, 그리고 목표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일단 공연장에서의 문화예술교육의 광범위한 목표는 ‘관객개발’이다. 거쓰리 씨어터가 발표한 관객육성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의 주요 정책 목표는 ‘첫째, 가장 훌륭한 연기 앙상블의 개발 둘째, 가장 훌륭한 관객의 개발이다’라고 한다. 관객들을 극자의 ‘탐험’에 참여토록 동기부여를 하는 ‘호기심’을 일깨워 다양한 이해의 수준을 단계적으로 밟아나가 결국 문화생활의 최고수준에 이르도록 돕는다는 개념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이다. 목표달성을 위한 다양한 전략과 방향을 설정하고 있는데, 관객을 지역, 나이, 수준 등에 따라 세분화하고 그에 맞는 프로그램을 짜고,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참여 유도, 지역을 연계하는 프로그램, 관객뿐만 아니라 예술가, 매개자 교육 개발에도 노력하였다. 이런 노력들이 가능한 것은 예술교육에 대한 예산이 고정적으로 어느 정도 확보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각 프로그램의 기획부터 결과까지 모든 과정은 세세하게 기록, 평가된다. 이런 노력들이 있었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나타나는 결과는 결코 아니지만, 지난 81년에서 91년 사이에 증가한 참여 인구율은 50% 가까이 늘었고, 같은 기간 동안 예술교육에 참여했던 관객들은 시간이 흘러 다시 공연장을 찾는 선순환 구조를 갖는다고 한다. 관객개발의 성공은 교육에 달려 있고 교육의 성과는 시간에 달려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

이와 같이 미국에서의 예술교육은 정기관객제도의 운영이나 마케팅 기술로는 관객 확대의 한계에 부딪히며 관객개발의 측면에서 새로운 전략으로서 논의되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입시위주의 교육에 대한 반성과 비판에서 창의적 인간을 육성할 수 있는 교육적 대안의 측면이 더 중요한 계기이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의 사례에서 문화예술교육의 철학과 개념, 실행 방법 등에서 연극에 대한 기술적 이해를 뛰어 넘어 넓은 의미의 ‘문화교육’을 실현하고 있다. 공연예술의 관객개발을 위해서라는 의미와 민주적 시민사회의 발전을 위함이라는 거시적인 관점을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외국의 사례를 연구하는 것은 그것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려는 것이 아니라 사례를 적용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 활용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외국 사례를 단순하게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의 현실을 파악하고 상황에 맞게 적용, 응용하여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문화기반시설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단순 기능 강좌를 포함하여 문화기반시설에서 ‘수익사업’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경우가 이번 세미나에서도 지적되었다. 확실한 목표와 개념 없이 관객개발의 의미를 알지 못하고 프로그램들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 관객개발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수익사업으로 둔갑하지 않기 위해서는 정확한 목표를 가지고 조사와 인적, 물적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프로그램에 대한 기록과 그에 대한 평가이다. 우리나라에도 좋은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 없는 것은 아니다. 토론자로 나온 국립극장 선재규 공연기획팀장의 말에 따르면, 거쓰리 씨어터의 경우와 같이 기록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알려진 것이 드물고 지속적인 활용과 공유가 부족하다고 한다.

국립극장의 경우, 강습 및 견학 위주였던 교육 프로그램이 1997년 공연과 연계한 프로그램으로 확충되면서 해설이 있는 무대, 청소년 문화탐방, 어린이 창극 개발, 찾아가는 예술강좌 등이 생겨났다. 실제로 해설이 있는 무대와 청소년 문화탐방의 경우 호기심을 자극하는 체험학습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학교의 호응이 높은 편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더욱 확대되고 다양화될 필요가 있으나, 현실적으로 문제, 예산 문제로 인하여 프로그램의 규모를 줄이거나, 관객을 세분화하기에 어려운 점들이 많다고 한다. 강습형태의 예술교육과는 달리 공연과 연계한 예술교육 프로그램은 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수익도 기대할 수 없는 특성이 있어, 아직까지는 실제로 공공 재원의 지원이 전제되어야 프로그램을 진행시킬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공공 재원이 문화관광부의 ‘정책’방향에만 집중된다면 개별 공연예술기관에서 운영하는 예술교육 공연에 공공 재원의 지원이 감축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공연예술기관의 예술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사전 조사와 분석, 발전가능성 검토 등의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시동이 단단히 걸렸다. 그러나 속력을 내기 전에 엔진에 대한 점검을 먼저 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철학은 가지고 있는가, 실천적 관점을 가지고 있는가 등이 그것이 된다. 외국에 비해 시작은 늦었지만, 정부로부터 ‘새예술정책’이 발표되면서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관심과 실행이 집중되고 있다.
단순히 관객개발만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의 의미를 넘어서 문화예술교육의 총체적 개념을 제대로 담고 있는 프로그램들이 공연예술기관에서 활성화 될 수 있을까. 철학과 개념을 확실히 하여 외국의 사례를 응용하고,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프로그램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기록을 통하여 프로그램 생산 등의 발전을 도모하는 등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이번 세미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정보쌈지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김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