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공간의 경험은 생각의 시야를 넓힌다

예술적 영감을 일으키는 『삶이 예술이 되는 공간』

작년 봄, 건축가 유현준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1시간 남짓했던 그의 강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학교와 교도소의 공간 구조가 같다는 것이었다. 두뇌가 가장 말랑말랑하고 무엇이든 흡수하며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기의 12년을 감시와 통제를 위한 공간 속에서 대학 입시라는 하나의 답을 좇으며 길들여지는 것이다. 교도소. 이것이 한국 교육 공간의 현실이라고 한다. 다소 충격적이었고 너무 과격한 표현은 아닌지, 나의 어린 시절 교육 환경을 떠올리며 객관적으로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그의 말에 반박할 수 없었다. 학교는 물론 미술 학원, 피아노 학원 등 감성과 창의를 강조하는 학원도 교도소의 구조와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이는 주거 환경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파트 생활이 본격화되며 더 심각해진 것 같다. 이젠 노력하지 않으면 하루 종일 네모나고 평평한, 단순한 공간 안에서 단조로운 활동을 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대부분 건물 안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공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크리에이티브를 강조하는 기업들이 사무 공간 디자인에 투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창의성은 조직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데, 이 창의성이 공간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 그래서 유독 창의성을 강조하는 기업의 사무실 곳곳에는 동료들과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장소나 카페 같은 편안한 분위기의 회의 공간, 오픈형 커뮤니티 룸 등을 만든다. 이는 교육 환경에도 당연히 적용되어야 한다. 특히 자유롭게 생각하고 표현하기를 배우는 문화예술교육 공간에서는 더욱 강조되어야 할 사항이다. 유아교육 시스템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레지오 에밀리아 접근법에 따르면 학습 환경은 ‘제3의 교사’로 여겨질 만큼 중요하다고 했다. 교실 환경이 제대로 형성되어야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영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 문화예술교육이 이루어지는 시설을 살펴보면 일반 강의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건 정부, 민간단체 등이 국내 문화예술교육 환경이 미흡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봄에 출간된 『삶이 예술이 되는 공간』은 이러한 활동을 하는 사람과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문화예술교육 공간이 어느 한 시설의 부수적 존재가 아닌 주인공으로서, 독립적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만들었다. 서울, 춘천, 영주, 광주, 제주 등 전국을 다니며 엄선한 공간 15곳을 소개했다. 유휴공간을 리모델링해 문화예술교육 공간으로 만든 사례, 청소년을 위한 공간, 마을의 정서와 특징을 콘텐츠로 만든 사례 등이 담겨 있다. 사실 취재에 들어가기 전에는 15곳을 여행하며 즐겁게 다니자는 가벼운 마음이었다. 평소 즐기고 관심 가졌던 분야인 만큼 무엇이든 흥미로워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한 곳, 두 곳 사례를 접할수록 생각이 많아졌고 공간이 주는 힘의 중요성을 새삼 다시 한번 느꼈다. ‘내가 청소년 시기에 이러한 공간을 경험하고 교육을 받았다면 난 지금과 좀 달랐을까?’라는 질문은 취재를 마칠 때마다 스스로 되묻는 문장이었다.
이러한 생각은 광주의 청소년삶디자인센터(이하 ‘삶디’)를 방문했을 때 특히 더했다.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이었던 건물을 청소년을 위한 공간으로 리모델링해 사용하는 곳이다. 청소년들의 진로 활동과 문화 참여의 기회를 확대하고 스스로 배움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기획되었다. 으레 공공기관에서 만들었다고 하면 공간이 완성된 후 운영자가 일정 기간 계약을 맺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방식인데 삶디는 기획부터 그러한 관례를 엎었다. 그보다 더 기억에 남는 건 삶디 아이들의 움직임이었다. 저녁 5~6시쯤이었던 것 같다. 낮에는 한산했던 공간이 저녁이 가까워지자 교복을 입은 학생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삶디는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 1층 다이닝 룸에서 준비한 저녁 식사를 아이들과 함께 먹으며 시작한다. 학원 일정으로 빡빡한 여느 도시 청소년들과 사뭇 다르기도 하거니와 1층과 2층의 뻥 뚫린 공간 사이로 서로 힘차게 이름을 부르고 대화하는 모습이 묘하게 기억에 오래 남는다. 아이들의 표정이 무척 즐거워 보였고 동작이 시원시원했다.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움직임을 지켜보며 나도 모르게 좋은 에너지를 받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여러 직업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실제 직업인들이 사용하는 장비와 공간을 갖춘 것도 인상적이었다. 입시 중심의 교육을 받으며 적성조차 제대로 찾아보지 못한 채 사회에 나오는 것이 현실인 지금, 삶디의 아이들은 그곳에서 준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하고 직접 모임도 만들며 자신의 진로를 적극 고민하고 있었다. 아이들의 밝은 에너지와 열정, 자신감에는 개방감을 강조한 인테리어와 콘텐츠에 딱 맞게 구성된 공간이 큰 영향을 주는 것 같았다.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공간이 주는 기운만으로도 색다름을 느끼며 판타지를 자극하는 곳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부천아트벙커B39(이하 ‘B39’)와 문화비축기지가 강렬했다. 쓰레기 소각장이었던 B39와 석유를 보관하던 문화비축기지는 본래 인간을 위한 공간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곳에 가면 일상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감정을 겪게 된다. 도심 한가운데에서 느끼는 적막감, 공간에 압도당하며 느끼는 두근거림, 생경한 풍경이 주는 어색함 등의 감정들은 안 쓰던 근육을 쓴 것처럼 세포를 자극하는 것 같다. 감정의 변화는 새로운 인식을 만든다. 창의성은 일상의 것을 다르게 인식하면서부터 생긴다. 이색적이고 편안하고 아름다운 문화예술교육 공간들, 삶을 예술로 만들어주는 공간들이 이 책에 담겨 있다.
arte365
박은영
동덕여자대학교에서 공예를 전공했다. 라이프스타일 잡지 [메종] 어시스턴트 에디터를 거쳐 [행복이 가득한 집]과 월간 [디자인] [까사리빙]에서 기자로 일했다. 단행본 『손재주로도 먹고삽니다』(공저), 『이렇게 살아도 괜찮아』 『삶이 예술이 되는 공간』을 썼다. 현재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에서 발행하는 격월간지 [공예+디자인]의 객원 편집장으로 일한다.
eunyoungstudi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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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아 2019년 04월 19일 at 10:05 AM

    최근에 읽었던 책 중에
    학교에 예술이 필요한 이유에 대하여란 주제가 있었어요!!

    학교의 범위를 넘어
    조금 더 포괄적인 삶의 고민과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하여
    이 책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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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예진 2019년 04월 18일 at 3:21 PM

    평면적인 곳이 아니라 다층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다양한 문화공간들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지금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공간들을 보면 책상에 앉아서는 알 수 없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책 목차만 봐도 궁금해지는데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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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영 2019년 04월 17일 at 10:48 PM

    예술이 일상이 되는 삶을 꿈꾸는 피아니스트입니다.
    음악이든 그림이든 어느 공간에서 경험했느냐가 감동의 정도를 결정짓습니다. 공간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느끼는 현장 예술가로서 이 책의 내용이 굉장히 공감되고 흥미롭습니다.
    현장에서 정말 도움이 될, 실생활에 접목 가능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좋은 취지로 발간된 이책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예술의 힘을 향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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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영 2019년 04월 17일 at 6:36 PM

    공간의 다양성에 대한 경험이 창의적 발상에 미치는 영향은 무척 크다고 생각합니다
    공간감 ,부피감, 밀도적 느낌, 관계성도 다양한 공간에 자연스레 느낄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 교육의 공간은 너무나 똑같은 규격으로 만들어진 공간에서 이루어 진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아이들이 숨쉬고 활개치고 발산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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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준 2019년 04월 17일 at 5:41 PM

    공간과 콘텐츠의 힘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닐까 기대해봅니다.
    문화의 향유를 통해서 자기 안에 있는 예술의 본능을 발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간.
    획일화 되어있고, 기능이 정해져 있는 주변 공간들 속에서 의외성을 통해 새로운 분위기를 환기시켜주는 공간.
    어떤 시설물보다 사람들과 그 행위를 통해 채워지는 공간.
    저는 이런 것들을 상상하게 되네요. 이런 공간들을 마련하는데에 어쩌면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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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형은 2019년 04월 17일 at 3:48 PM

    학교 현장에 있으면서 공교육의미술수업에서 문화예술교육으로 확장된 수업을 언제나 갈망하며 점층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문화예술관련 활동을 하던 기존의 공간에서 우리의 일터인 생활하는 공간을 문화공간 만드는 손길과 열정에 항상 자극받습니다. 경찰서와 도서관 등에서 문화예술을 일상 속에 느끼게 한 시도는 획기적이였습니다. 항상 아르뗴 홈페이지에 들어와 진행과정을 보면서 멀리서나마 응원하고 지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이 각 시도 – 확장되어 우리나라 전방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국민의 예술의 감각과 경험을 한층 올려주는 스며드는 모습들입니다. 밖으로 소리내며 보여지는 부분이 없더라도 저 처럼 멀리서 낮은 목소리로 응원하는 소리가 있다는 것 잊지마세요. 책 목차를 보니, 기대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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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연경 2019년 04월 17일 at 2:05 PM

    삶이 예술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상상만으로도 행복감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우리 사람들은 집이나 학교나 또는 직장이든 나름대로의 공간에서 활동하기 마련인데 그 공간이 더욱 효율적이 아름답고 예술이
    되어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공간이 주는 느낌만으로도 행복해질 수 있다면 더 바랄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책의 목차만 보아도 여러모로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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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현주 2019년 04월 17일 at 1:09 PM

    교실이 예술이 되는 공간을 꿈꾸며…

    교실 뒷편에 누가 버린 책상 위에 하얀 광목천을 떼어다가 크기에 맞춰 잘라 씌운 다음
    투명한 병에 학교 꽃밭 야생화를 몇 송이 두었습니다.
    쉬는 시간마다 그 자리에 앉겠다고 가위바위보를 하고
    서로 순서를 정하고, 햇볕 잘드는 창가에 앉아 책을 보는 아이들을 보며
    아이들에게 이런 공간이 필요했구나를 실감했습니다.
    그 작은 책상 하나를 두고 아이들은 둘러 앉아 책도 읽고 이야기도 나누고
    집에서 책을 가져와 꽂아두고, 푹신한 방석도 놓으며 자신들만의 공간을 만들어갔습니다.
    하루에 8시간 이상을 보내는 아이들이 머무는 학교 내 교실 공간에 관심을 갖고 있던 중 아르떼에서 만난 박은영 에디터님의 칼럼은
    무척 반가웠습니다.
    예술은 보고, 머무르고, 생각하고, 창조한다는 점에서 아이들이 머무는 공간은 그들이 서 있는 곳으로
    아이들의 예술이 시작되는 곳입니다.
    그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더 귀기울여 듣고 싶습니다.
    직접 취재하고 만난 발자취가 담긴 공간과 예술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나 이제는 저도 아이들과의 공간 한 켠을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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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 2019년 04월 17일 at 12:30 PM

    공간과 분위기는 사람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삶에서 영향을 미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동안 이런 것들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었는지, 지금 당장 해야할 일에 집중하다보니 소홀하게 여겼던 것인지 주어진 것에 순응하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문제를 발견하면 함께 이야기하고 해결해나가야 할 과정이 필요한데 그렇지 못하는 억압적인 분위기도 있었던 것 같구요.
    제가 인테리어 디자이너라는 꿈을 일찍이 접고 현재는 미술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데
    어딘가 학교라는 공간이 너무 형식적이고 그저 있어야만 해서 있는 것 같은 느낌으로 구성돼 있어요.
    학생들 뿐만 아니라 선생님들조차도 학교가 불편한 현실..?
    마침 학교 공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어 너무나도 관심이 많았던 분야라 연수에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고 그러던 중 광주 삶디를 방문하게 됐습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움직이며 활기찬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학교가 그런 공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꼭 이 책을 읽어보고 싶어요. 많은 아이디어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
    더 많은 장소들을 방문하고 새로운 영감을 받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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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전 2019년 04월 17일 at 10:23 AM

    ‘삶이 예술이 되는 공간’이라는 책 제목은 참으로 설레인다. 문득 나의 초등학교 시절을 되돌아보니 그곳에 그런 공간이 있었다. 겨울엔 학교 운동장이 스케이트장이 되었고, 연꽃이 만개했던 학교 안의 연못과 그 옆에는 여러 식물들이 자라던 온실. 6년 내내 가을이면 국화 전시회가 있었고, 우린 늘 시쓰기와 그림그리기 대회를 가졌다. 내가 오랫동안 소중히 간직했던 보물은, 3학년 때 담임 선생님께서 당신이 손수 그림을 그린 바탕에 우리들의 시를 써주신 작은 나무 액자. 고적대 활동을 했던 난 그 자그마한 체구에도 스네어 드럼을 허리춤에 매달고 체육대회가 있던 인천 공설운동장에 가서 연주를 했던 기억이 난다. 글로켄슈필, 비브라폰, 아코디언… 이 모든 악기들은 내가 70년대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연주했던 악기들이었고, 나의 감성과 예술적 감각은 그 시절에 이루어졌으리라 생각된다. 늘 친구들과 노래하고 피아노치며 놀던 시절.
    그야말로 삶이 예술이 되는 공간은 학교였다. 그 모든 풍요로움은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 근처에 미군부대가 주둔했었기에 그리고 그 원조로 인해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지금 이 시대에 그런 학교가 있다면… 우리가 마음 먹기에 따라 ‘ 삶이 예술이 되는 공간’은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박은영 님이 경험한 ‘삶이 예술이 되는 공간’은 어떤 곳일지 무척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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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아 2019년 04월 19일 at 10:05 AM

    최근에 읽었던 책 중에
    학교에 예술이 필요한 이유에 대하여란 주제가 있었어요!!

    학교의 범위를 넘어
    조금 더 포괄적인 삶의 고민과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하여
    이 책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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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예진 2019년 04월 18일 at 3:21 PM

    평면적인 곳이 아니라 다층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다양한 문화공간들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지금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공간들을 보면 책상에 앉아서는 알 수 없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책 목차만 봐도 궁금해지는데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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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영 2019년 04월 17일 at 10:48 PM

    예술이 일상이 되는 삶을 꿈꾸는 피아니스트입니다.
    음악이든 그림이든 어느 공간에서 경험했느냐가 감동의 정도를 결정짓습니다. 공간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느끼는 현장 예술가로서 이 책의 내용이 굉장히 공감되고 흥미롭습니다.
    현장에서 정말 도움이 될, 실생활에 접목 가능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좋은 취지로 발간된 이책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예술의 힘을 향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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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영 2019년 04월 17일 at 6:36 PM

    공간의 다양성에 대한 경험이 창의적 발상에 미치는 영향은 무척 크다고 생각합니다
    공간감 ,부피감, 밀도적 느낌, 관계성도 다양한 공간에 자연스레 느낄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 교육의 공간은 너무나 똑같은 규격으로 만들어진 공간에서 이루어 진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아이들이 숨쉬고 활개치고 발산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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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준 2019년 04월 17일 at 5:41 PM

    공간과 콘텐츠의 힘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닐까 기대해봅니다.
    문화의 향유를 통해서 자기 안에 있는 예술의 본능을 발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간.
    획일화 되어있고, 기능이 정해져 있는 주변 공간들 속에서 의외성을 통해 새로운 분위기를 환기시켜주는 공간.
    어떤 시설물보다 사람들과 그 행위를 통해 채워지는 공간.
    저는 이런 것들을 상상하게 되네요. 이런 공간들을 마련하는데에 어쩌면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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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형은 2019년 04월 17일 at 3:48 PM

    학교 현장에 있으면서 공교육의미술수업에서 문화예술교육으로 확장된 수업을 언제나 갈망하며 점층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문화예술관련 활동을 하던 기존의 공간에서 우리의 일터인 생활하는 공간을 문화공간 만드는 손길과 열정에 항상 자극받습니다. 경찰서와 도서관 등에서 문화예술을 일상 속에 느끼게 한 시도는 획기적이였습니다. 항상 아르뗴 홈페이지에 들어와 진행과정을 보면서 멀리서나마 응원하고 지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이 각 시도 – 확장되어 우리나라 전방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국민의 예술의 감각과 경험을 한층 올려주는 스며드는 모습들입니다. 밖으로 소리내며 보여지는 부분이 없더라도 저 처럼 멀리서 낮은 목소리로 응원하는 소리가 있다는 것 잊지마세요. 책 목차를 보니, 기대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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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연경 2019년 04월 17일 at 2:05 PM

    삶이 예술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상상만으로도 행복감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우리 사람들은 집이나 학교나 또는 직장이든 나름대로의 공간에서 활동하기 마련인데 그 공간이 더욱 효율적이 아름답고 예술이
    되어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공간이 주는 느낌만으로도 행복해질 수 있다면 더 바랄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책의 목차만 보아도 여러모로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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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현주 2019년 04월 17일 at 1:09 PM

    교실이 예술이 되는 공간을 꿈꾸며…

    교실 뒷편에 누가 버린 책상 위에 하얀 광목천을 떼어다가 크기에 맞춰 잘라 씌운 다음
    투명한 병에 학교 꽃밭 야생화를 몇 송이 두었습니다.
    쉬는 시간마다 그 자리에 앉겠다고 가위바위보를 하고
    서로 순서를 정하고, 햇볕 잘드는 창가에 앉아 책을 보는 아이들을 보며
    아이들에게 이런 공간이 필요했구나를 실감했습니다.
    그 작은 책상 하나를 두고 아이들은 둘러 앉아 책도 읽고 이야기도 나누고
    집에서 책을 가져와 꽂아두고, 푹신한 방석도 놓으며 자신들만의 공간을 만들어갔습니다.
    하루에 8시간 이상을 보내는 아이들이 머무는 학교 내 교실 공간에 관심을 갖고 있던 중 아르떼에서 만난 박은영 에디터님의 칼럼은
    무척 반가웠습니다.
    예술은 보고, 머무르고, 생각하고, 창조한다는 점에서 아이들이 머무는 공간은 그들이 서 있는 곳으로
    아이들의 예술이 시작되는 곳입니다.
    그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더 귀기울여 듣고 싶습니다.
    직접 취재하고 만난 발자취가 담긴 공간과 예술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나 이제는 저도 아이들과의 공간 한 켠을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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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 2019년 04월 17일 at 12:30 PM

    공간과 분위기는 사람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삶에서 영향을 미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동안 이런 것들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었는지, 지금 당장 해야할 일에 집중하다보니 소홀하게 여겼던 것인지 주어진 것에 순응하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문제를 발견하면 함께 이야기하고 해결해나가야 할 과정이 필요한데 그렇지 못하는 억압적인 분위기도 있었던 것 같구요.
    제가 인테리어 디자이너라는 꿈을 일찍이 접고 현재는 미술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데
    어딘가 학교라는 공간이 너무 형식적이고 그저 있어야만 해서 있는 것 같은 느낌으로 구성돼 있어요.
    학생들 뿐만 아니라 선생님들조차도 학교가 불편한 현실..?
    마침 학교 공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어 너무나도 관심이 많았던 분야라 연수에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고 그러던 중 광주 삶디를 방문하게 됐습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움직이며 활기찬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학교가 그런 공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꼭 이 책을 읽어보고 싶어요. 많은 아이디어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
    더 많은 장소들을 방문하고 새로운 영감을 받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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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전 2019년 04월 17일 at 10:23 AM

    ‘삶이 예술이 되는 공간’이라는 책 제목은 참으로 설레인다. 문득 나의 초등학교 시절을 되돌아보니 그곳에 그런 공간이 있었다. 겨울엔 학교 운동장이 스케이트장이 되었고, 연꽃이 만개했던 학교 안의 연못과 그 옆에는 여러 식물들이 자라던 온실. 6년 내내 가을이면 국화 전시회가 있었고, 우린 늘 시쓰기와 그림그리기 대회를 가졌다. 내가 오랫동안 소중히 간직했던 보물은, 3학년 때 담임 선생님께서 당신이 손수 그림을 그린 바탕에 우리들의 시를 써주신 작은 나무 액자. 고적대 활동을 했던 난 그 자그마한 체구에도 스네어 드럼을 허리춤에 매달고 체육대회가 있던 인천 공설운동장에 가서 연주를 했던 기억이 난다. 글로켄슈필, 비브라폰, 아코디언… 이 모든 악기들은 내가 70년대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연주했던 악기들이었고, 나의 감성과 예술적 감각은 그 시절에 이루어졌으리라 생각된다. 늘 친구들과 노래하고 피아노치며 놀던 시절.
    그야말로 삶이 예술이 되는 공간은 학교였다. 그 모든 풍요로움은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 근처에 미군부대가 주둔했었기에 그리고 그 원조로 인해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지금 이 시대에 그런 학교가 있다면… 우리가 마음 먹기에 따라 ‘ 삶이 예술이 되는 공간’은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박은영 님이 경험한 ‘삶이 예술이 되는 공간’은 어떤 곳일지 무척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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