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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지역 중심 생태계를 향하여

[기획포커스] 지역의 발견과 궁리②

2018년 지역협력위원회 출범 이후 실질적인 지역 기반 문화예술교육 생태계를 만들어나가는 노력이 이어졌다. 특히 작년 코로나19라는 재난의 상황 속에서 문화예술교육의 근원적 성찰, 변화의 흐름과 요구가 더욱 가속화되면서 올해는 ‘지역 중심’ ‘생활권 중심’ 문화예술교육을 실천하기 위한 노력이 좀 더 구체화될 전망이다. 올 한 해 새롭게 변화하거나 지속되어야 할 예술·정책·현장의 흐름을 ‘발견’하고 ‘궁리’하기 위해 공모사업 심의가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3월 초 17개 광역시도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글 싣는 순서 : ① 관행을 깨는 용기와 도전 ② 지역 중심‧생활권 중심 문화예술교육

위로와 안식, 희망을 찾아가는
새로운 길

2020년 우리를 지탱해준 것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2020년이었다. 전례 없는 전염병으로 일상의 많은 것들이 뒤흔들렸던 한 해도 끝을 향해 가고 있다. 그저 잘 버텨낸 것만으로도 훌륭한 올해, [아르떼365]는 ‘2020년 당신을 지탱해준 세 가지’를 묻는 독자 참여 이벤트를 진행했다. 총 339명이 참여하여 저마다 힘들었던 한 해를 버티게 해준 누군가-무언가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독자의 답변을 바탕으로 우리를 지키고 견디게 해준 고마운 힘은 어디에서 비롯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관계’가 주는 위로와 힘 거의 모든 답변자가 나를 지탱해 준 첫 번째로 가족, 친구, 반려동물, 반려식물 등 가장 큰

멈춤, 전환,
전혀 새로운 시대를 향하여

2020-2021 문화예술교육 결산과 전망①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계절이다. 올해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사상 초유의 팬데믹 사태가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고, 문화예술(교육) 분야 역시 큰 위기와 도전에 맞닥뜨렸다. 코로나19 뿐 아니라 올해 문화예술(교육) 분야에서 주목했던 이슈는 무엇이 있을까? 또한 다가오는 2021년을 준비하며 고민을 나눠야 할 주제와 과제는 무엇일까? 2020년을 마무리하며 그동안 편집위원으로, 필자로, 인터뷰이로 [아르떼365]가 만났던 전문가들과 함께 각자의 자리에서 고민하고 변화에 대응하며 최선을 다했던 한해를 되짚고 새해를 전망해보았다.   ① 2020년 이슈와 평가  ② 2021년 도전 과제 연결되고

‘우리’를 도모하는 오늘의 방식

이모저모 도모소 〈슬로우슬로우 탭탭-지팡이 탭댄스〉

“일정 시대”에도, “6.25 사변”에도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100세 인생 시대에 머지않아 그 높다란 산등성이의 9부 능선에 도달할 필자의 조모는 요즘 들어 자주 “징역 같은” 매일에 대해 수화기 너머로 토로한다. 정부의 거리두기 단계 격상이 곧 일상의 기준을 시시각각 정립하는 과정 속에서, 조모는 직접 대면에 대한 거리낌을 상쇄하고자 얼마 전 오랫동안 써오던 2G 폴더폰을 고화질의 영상통화가 가능한 스마트폰으로 바꿨다. 덕분에 울퉁불퉁하게 솟은 곳들을 눌러야만 누군가에게 가닿을 수 있던 감각을 매끈한 평면 위에 놓인 불분명한 경계의 터치감으로 전환하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

내 힘으로, 네 힘으로 걷는다

회복하는 생활‧회복하는 세상

의기투합 없이 만났기에 기약 없이 헤어졌지만, 이상하게도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렇게 꾸려지는 작은 모임 속엔 늘 아픈 사람들이 있었다. 아픔에 대한 말은 대개 간절한 고백의 옷을 입고 등장을 하는 탓에 모두를 그 자신의 아픔 안으로 가둬버리곤 하기에 우리는 종종 곁에 있는 사람의 아픔에 포로가 되어버린다. 타인의 아픔에 휘말리고 부대껴 속절없이 포로가 될 수밖에 없었던 그 시간을, 그러나 존중하고 싶었다. 옴짝달싹할 수 없는 시간을 견뎌내는 것뿐만 아니라 ‘아픈 사람’이 ‘다른 사람’이 되어 가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볼

민주주의와 공동체성을 위한,
발현하는 마을아카이브

예술교육과 기록

요즘은 ‘아카이브’라는 말이 일상적으로 쓰이고 있다. 대체로 유용한 자료, 문서, 사진, 영상, 파일 등과 같은 기록을 모아서 정리하고 활용하는 의미로 쓰이는 것 같다. 기록을 활용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아카이브를 기록물의 차원으로만 좁혀서 이해하면, 아카이브가 19세기 이래 민주주의를 위한 사회적 장치로 발달해왔다는 사실을 놓치기 쉽다. 국가아카이브에는 다음과 같은 스토리가 들어 있다. ‘정부는 기록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 모든 공공기관에 아카이브를 만들어 업무수행의 과정과 결과를 말이 아니라 기록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공직자에게 행위의 증거는 기록이다. 이것이 우리 사회에 아카이브가

일상을 나누고, 서로를 돌보는 공간

미아리고개 도시재생 공간 ‘미인도’

미아리고개 고가도로 하부에 위치한 ‘미인도’를 찾아가려면 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에서 내려야 한다. 이곳은 꽤 알려진 맛집이 많은 대학가이다. 이렇게 번화한 곳 근처에 미인도가 있구나, 의아한 마음으로 걸음을 옮겼다. 도시의 신비로움은 횡단보도 하나에 의해 단절이 시작된다는 점이다. 고가도로가 나타날 즈음 횡단보도를 건너자마자 인적이 뚝 끊긴다. 그리고 눈앞에 오래전 점집이 있던 흔적을 지나 청소노동자들이 열심히 쓰레기 분리를 하다가 잠시 쉬고 있는 풍경을 만났다. 길은 이어져 있지만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어진 길이 도시에는 무수히 숨겨져 있다. 끊어진 발걸음을 잇고 다시 걸어 다니는 길을 상상한 사람들의

고유의 색을 지키며 변화하는 삶터

책으로 읽는 문화예술교육

시골 마을, 결핍이 만들어 낸 변화 지역의 결핍은 인구감소를 초래하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떠나고, 출생인구가 준다는 것 그 자체로도 엄청난 결핍이다. 이런 결핍은 사람들의 힘을 빠지게 한다. 하지만 가끔 결핍은 또 다른 에너지로 전환되기도 한다. 가미야마 마을이 그랬다. 마을의 결핍을 외부에서 채우기 위해 가미야마 사람들은 스스로 변화를 택했다. 『마을의 진화』는 일본 작은 산골 마을이 새로운 사람들을 불러들이며 멋진 변화를 만들어낸 이야기다. 가미야마 마을은 인구소멸지역이었다. 산골 마을을 세계적인 예술가 마을로 만들자는 누군가의 무모한 구상은 마을의 빈집을 활용한 예술가 레지던시 사업을 탄생시켰다. 낯선

누구도 남겨두지 않도록,
재난에서 회복으로

리슨투더시티 ‘장애포괄 재난 관리 프로젝트’

“재난은 우리 사회에 평상시에 있던 문제가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뿐이지 새로운 문제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리슨투더시티의 프로젝트 ‘누구도 남겨두지 않는다’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2016년 구마모토 지진, 2017년 포항 지진을 겪은 장애인 그리고 2019년 고성, 속초 산불을 겪은 노인, 2020년 코로나19를 겪은 사람들과 이에 대응해온 NGO 활동가들을 인터뷰하고 재난에 대해 사고하는 프로젝트이다. 구마모토의 한 인터뷰이는 위와 같이 말하며 재난이란 전혀 특별하지 않고, 그저 일상의 문제가 잘 보이는 것뿐이라고 이야기했다. 이 말은 재난의 두 가지 속성을 내포하고 있다. 첫째는 주위의 소외되고 몫이 없는 사람들은

우리 집 책장에서 시작하는 유쾌한 혁명

일상을 지키고 바꾸는 성찰과 실험

동네, 마을에 누가 사는지 굳이 몰라도 사는데 큰 지장이 없다고 느끼는 시대이지만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공동체적 감각이 무뎌지고 사라져감에 대하여 경각심을 일으키는 말과 글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요즘이다. 한편으론 공동체적 감각을 깨우고, 시대에 맞는 공동체성을 복원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와 관점에 대해 이해되고 공감되는 제안과 해결책, 대안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론 공동체에 애정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과 공동체의 고유한 특성이 담기지 않은 ‘찍어낸 듯한’ 단기적인 사업들 중에는 안 하느니만 못한 것들도 많아 보였다. “세계적으로 상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고 말한 자크 엘륄(Jacques Ellul)의 다른 말

오로지 내 취향대로, 내 마음대로

춘천문화재단 커뮤니티 심리방역 프로젝트 ‘도시가 살롱’

“춘천 답답하지 않아? 어딜 가도 아는 사람이 있으면 너무 불편할 것 같아.”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 지역에서만 살고 있기에 듣는 질문이다. 실제로 걷다 보면 지인을 마주치는 경우가 심심찮게 발생하고, 아침에 집에서 봤던 가족을 낮에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치기도 한다. 건널목에 서 있으면 신호대기 중이던 차에서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부르고 나는 손을 번쩍 들어 흔들어주는 풍경도 일상. 다정하게 바라보며 따스운 이야기 나누는 걸 좋아하는 내게 춘천은 아주 잘 만들어진 세트장 같은 느낌이다. 화양연화 녹색시간 내 기억 속 라떼는 말이야 9년 전 문화예술판에 처음

주인 된 마음, 자유롭고자 하는 의지

민운기 스페이스 빔 대표

‘지역화’ ‘지역 중심’ ‘주민 주체’라는 화두가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진정한 지역 중심 문화예술교육이 이뤄지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그리고 그 노력을 지속하기 위한 힘은 무엇일까? 민운기 스페이스 빔 대표는 온화하지만 강단 있는 눈빛으로 이 생태계의 ‘주인’으로서 책임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인천 배다리 마을 한가운데 무심한 듯 아담하게 자리 잡은 생태공원을 지나 골목을 돌면 깡통 로봇이 반기는 스페이스 빔이 보인다. 2007년 이곳에 자리 잡은 후 진정한 주민자치를 실현하기 위한 예술적 매개와 촉매, 중재 역할을 고민하면서 서울 중심의 자기장, 제도와 관행, 관리와

나의 예술은 지속 가능한가

연속칼럼④ 지탱가능한 예술활동

코로나19로 예측하지 못했던 변화가 일어나고 예술계에도 큰 위기가 찾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도, 예술도 계속된다. 여러 변화와 위기의 순간을 지내온 예술가들이 각자의 삶을 지키고 예술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네 명의 예술가와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본다.   ① 박찬국 여기서 예술/작가    ② 정진세 극단 문 대표, 극작가‧연출가    ③ 박성선 미리오페라단 예술감독    ④ 이성미 시인‧여성문화예술연합 대표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질문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이 확산되기 시작하자 공연장, 미술관, 박물관, 도서관의 문이 닫혔다. 영화 촬영이 중단되고 작은 서점의 행사와

재밌고 의미 있고 의리 있게,
계속될 도전

연속칼럼③ 지탱가능한 예술활동

코로나19로 예측하지 못했던 변화가 일어나고 예술계에도 큰 위기가 찾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도, 예술도 계속된다. 여러 변화와 위기의 순간을 지내온 예술가들이 각자의 삶을 지키고 예술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네 명의 예술가와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본다.   ① 박찬국 여기서 예술/작가    ② 정진세 극단 문 대표, 극작가‧연출가    ③ 박성선 미리오페라단 예술감독    ④ 이성미 시인‧여성문화예술연합 대표 “지속가능성이 아니고 지탱가능성이에요?” 나는 한 번 더 물었다. ‘지속가능성’이라는 말이 자주 회자되다 보니 ‘지탱가능성’이라는 단어는 다소 생소했다. 그러나 왠지 더 확

삭제하고 장난치고 사과하라

연속칼럼② 지탱가능한 예술활동

코로나19로 예측하지 못했던 변화가 일어나고 예술계에도 큰 위기가 찾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도, 예술도 계속된다. 여러 변화와 위기의 순간을 지내온 예술가들이 각자의 삶을 지키고 예술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네 명의 예술가와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본다.   ① 박찬국 여기서 예술/작가    ② 정진세 극단 문 대표, 극작가‧연출가    ③ 박성선 미리오페라단 예술감독    ④ 이성미 시인‧여성문화예술연합 대표 <브레인컨트롤> (사진_정사원) 삭제하기 지운다. 삭제한다. 버린다. 핸드폰에 있는 사진도 지우고, 컴퓨터에 있는 파일도 삭제하고, 방 안에 있는 물건도 버린다. 엄밀히 말하면

을은 됐고, 갑으로 가자!

연속칼럼① 지탱가능한 예술활동

코로나19로 예측하지 못했던 변화가 일어나고 예술계에도 큰 위기가 찾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도, 예술도 계속된다. 여러 변화와 위기의 순간을 지내온 예술가들이 각자의 삶을 지키고 예술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네 명의 예술가와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본다.   ① 박찬국 여기서 예술/작가    ② 정진세 극단 문 대표, 극작가‧연출가    ③ 박성선 미리오페라단 예술감독    ④ 이성미 시인‧여성문화예술연합 대표 “비현실성의 슬픔이 배지 않은 미의 경험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미의 충족은 유토피아처럼 현실의 기대를 배반하면서 가상에서만 실현되는데 그것이 삶 이상의 삶을 가능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