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와 예술은
왜, 어떻게 만나야 하는가

2019 충북문화재단 ‘헬로우 아트랩-교강사랩’

2005년 「문화예술교육 지원법」 제정으로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공식화되면서 학교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이 급속도로 확대되었다. 그러나 양적 확대에도 불구하고 학교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아쉬움은 늘 있었다. 모든 국민을 위한 보편적이고 균등한 문화예술교육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어린이집, 유치원을 비롯한 학교에서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행하여지는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이 매우 크지만, 종합적인 관점에서의 교육 방향과 접근방식에 대한 논의와 방법론은 부재했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문화예술교육 종합계획(2018~2022)」에 담기기도 했다. 하지만 정책적 한계와는 별개로 현장에서는 학교 문화예술교육을 고민하고 개선하려는 크고 작은 실천과 움직임이 계속되었다. 충북문화재단 문화예술교육 연구개발사업 ‘헬로우 아트랩’도 그중에 하나이다.

나의 삶, 나의 꿈, 나의 이야기

마고의 이야기 공작소 ‘생애전환 문화예술교육’

“언니 시간 좀 내봐. 내가 글 발표를 하는데 구경 올래?” “뭐? 네가 글을 썼다고? 설마…” 의심 반 축하 반 심정으로 장미꽃 한 다발을 들고 작은 카페로 들어갔다. ‘치유적 글쓰기 발표회’라는 조그마한 현수막이 걸려있다. 조금은 어설펐지만 중년의 여성 십여 명이 파티복을 입고 자신이 쓴 글을 발표하니 멋져 보였고 부러웠다. “언니도 글쓰기 모임에 들어올래?” 그렇게 시작된 내 인생의 2막이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마음이 치유된다는 강사님 말이 믿기지 않았지만 호기심으로 참여했다. “정말 될까?” 책을 읽고 내 안의 이야기를 쓰다 보니 마음속에 묻어

나와 지구를 가깝게 잇는 이야기

지구를 생각하는 예술⑤ 공연

“기후 변화는 현실입니다. 공해 유발자와 대기업의 대변인이 아니라 환경 파괴로 가장 큰 피해를 당하게 될 수십억 보통 사람들을 위해 힘써줄 지도자에게 힘을 모아줍시다. 우리 모두 대자연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지 맙시다.”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다섯 번의 도전 끝에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수상소감의 대부분을 기후 변화 문제를 알리는 데 썼다. 마크 러팔로와 호아킨 피닉스도 대표적인 환경운동가이며, 2019년 10월부터 기후 위기 대응 촉구 시위를 주도해온 82세의 제인 폰다는 매주 경찰에게 연행되는 퍼포먼스로 문제의 심각성을 알린다. 유명세를 이용한 셀러브리티들의

지역 주도 문화예술교육으로의 변화를 위한 움직임

2019년 지역문화예술교육 지원센터 현황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2018년에 이어 17개 지역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이하 ‘지역센터’)의 2019년도 사업과 운영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인포그래픽을 제작하여 소개한다. 이 인포그래픽은 중앙과 지역의 정책 및 현장 관계자, 전문가 등 다양한 주체가 더 나은 문화예술교육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하도록 제작되었다. 이번 자료의 주요 내용으로는 ①센터별 예산의 전체 규모와 예산 출처별 세부 구성 비율, ②센터별 지역문화예술교육 기반구축 사업 운영 현황, ③이외 중앙과 협력하는 주요사업(문화예술교육사 인턴십, 유아 문화예술교육, 창의예술교육 랩, 예술동아리 교육, 생애전환 문화예술교육, 문화파출소 운영, 학교 예술강사)의 지역별 현황 등이다. 2019년도 예산의 전체 규모와

음악 · 사람 · 삶을 엮다, 풀다

천재현 정가악회 대표

전통음악이라는 뿌리와 몸통에 현대음악, 대중음악, 월드뮤직 등 이질적인 음악들을 빨아들여 만들어진 열매들은 낯설지만 매력적이며, 정가악회가 말하듯 이것이 우리가 향유하는 음악적 현재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올해로 창단 20주년을 맞는 정가악회의 궤적에는, 분명 음악적이지만 음악 이상의 것이 담겨있다. 전통음악의 내부와 외부를 끊임없이 실험하는 단체, 음악만 하면서 밥 벌어먹겠다는 꿈으로 사회적기업을 시작하여 지금까지 월급 주는 회사의 역할을 지켜나가고 있는 단체, 길거리 버스킹에서부터 세계무대까지 시장을 개척해나가는 단체이자 삶의 노래를 드러내는 통로가 되어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예술과 삶, 예술과 교육을 합류하는 단체. 20년 동안 한 번도 같은

우리의 심장은
조금 더 뜨거워져야 한다

지구를 생각하는 예술④ 문학

“잊지 마세요. 당신 앞에 있는 사람은 남편도, 사랑하는 사람도 아닌 전염도가 높은 방사성 물질이에요. 죽고 싶어요? 정신 차리세요.” 201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벨라루스 소설가 스베틀라나 A. 알렉시예비치가 쓴 작품 『체르노빌의 목소리: 미래의 연대기』에 나오는 장면이다. 체르노빌의 첫 희생자 중의 한 명인 순국 소방대원 바실리 이그나텐코의 아내의 회상이 강렬하다. 위의 장면은 1986년 4월 26일 1시 23분 58초, 벨라루스 국경에 인접한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제4호 원자로가 폭발한 후 최초로 출동한 소방대원을 응급 처치하는 의료진이 소방대원의 아내에게 한 말이다. 스물세 살의 새댁으로 임신 6개월이었던 소방대원의

삶으로 스며드는
문화예술교육을 위하여

2019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발간 자료 모음

2019년은 사회적, 문화적 변화에 따라 문화예술교육의 역할과 방향을 모색하는 한 해였다. 특히 삶의 모든 순간에 함께하는 문화예술교육, 삶의 터전인 지역 곳곳에서 모든 국민이 누릴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을 위한 다양한 정책적 노력으로 변화를 꾀했다. 이를 위해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국민의 인식과 이용실태, 수요를 조사하고, 지역 문화예술교육 계획을 분석하는 등 정책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조사·연구가 진행되었다. ‘문화예술교육 콜로퀴엄’에서는 성인(5060), 워라밸, 공간 등의 주제를 문화예술교육 관점에서 생각해보는 공론의 장을 마련했다. ‘영유아·어린이 문화예술교육’을 키워드로 개최한 2019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행사부터 직장인, 신중년 등 생애주기별과 문화파출소, 예술꽃 씨앗학교

보고 보여주고 보이는,
모호함 사이를 헤아리기

‘봄’의 예술적 의미를 새로-봄

우리는 이제 개별자로서 한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 한 사람에는 여성과 남성, 건강하고 젊은 사람부터 노약자까지, 사회적 지위가 높다고 여기는 사람부터 사회적 약자까지 그리고 어른과 어린이가 포함되어 있다. 이는 곧 모든 사람이 가진 저마다의 약점과 모자람이 ‘차이’로서 존중을 받아야 마땅하다는 의미를 공유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문화의 기반이 되어 줄 예술 행위와 그 결과에서도 이런 ‘차이’가 공존하고 드러나야 한다는 어떤 당위를 우리는 어떻게든 의식하여야 한다. 이런 태도는 결코 지공무사(至公無私)와 관련이 없다는 점에 우리는 새로이 변화된 ‘차이’ 존중의 문화에서 특별히

삶과 업의 조화를 향한 끈기 있는 모험

플러스마이너스1도씨

“우리는 기획자로서 기획할 때, 아무것도 미리 기획하지 않기로 했다.” 플러스마이너스1도씨(이하 ‘플마1도씨’)의 탄생 배경과 약 10년간 이어온 활동의 일관성을 살펴볼 때, 이 자기 선언은 매우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스스로 기획자로서 자각함과 동시에 ‘기획자’란 무엇인가에 대한 자기 질문이 발화됨을 확연히 드러내고 있다. 기획하지 않는 기획자들 플마1도씨의 김지영, 유다원 공동대표는 2010년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꾸준한 자기 성찰을 통해 변함없이 ‘지역의 일상 속 발견된 기획’을 자기 주체성으로 발현하고 있다. 이들은 2006년 공공미술 영역 내 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 우연히 만났으나 돌이켜보면 운명적인 조우였다. 사회초년생으로서 첫 흥미를

그 노래가 당신의 마음을 움직였다면

지구를 생각하는 예술③ 음악

지금 우리에게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요? 2020년, 코로나19를 겪으며 소중한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거창한 행복이 아닌 그저 자유로이 맑은 공기를 마시며 걷고, 함께인 사람들과 웃으며 음식을 나누는 일상이 소중하다는 걸 느낍니다. 그리고 이렇게 소중한 일상이 환경오염, 기후변화 등의 지구적 문제와 아주 가까이 연결된 것을 이제 우리는 압니다. 지구를 위한, 환경을 위한, 결과적으로 우리를 위한 행동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뮤지션들을 소개합니다. 북극 빙하 위에서 연주하는 루도비코 에이나우디[사진출처] 그린피스 홈페이지 빙하 위의 피아니스트 우리는 보이지 않으면 믿지 않기에 북극의 빙하 위기가 얼마나

분리와 축적의 힘, 동네 예술가 성장기

방영경 미술작가, 분리분리 프로젝트

군포에서 지역사회와 호흡하며 삶과 예술이 함께하는 예술교육을 실천하는 젊은 작가가 있다. 재활용 쓰레기를 수집하며 수리산상상마을 문화예술창작촌의 입주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방영경이다. 다양한 시각적 감상 활동을 좋아해서 그림을 전공하고 공공미술 분야에서 활동했다. 오래된 일이지만 2007, 2008년에 ‘서울시 도시갤러리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에티오피아에서 KOICA(한국국제협력단) 미술교육 봉사 활동을 했으며, 베트남에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문화예술교육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공적개발원조) 사업 교육강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귀국 후 소셜 리더십 프로그램 ‘2018 액티브 시티즌’에 참여하면서 쓰레기 배출 문제에 관심을 갖고 를 시작했고, 지금도 군포시 산본1동을 중심으로 관련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녀의

아름답고 연약한,
모든 생명의 집을 구하라

지구를 생각하는 예술② 영화

스티븐 스필버그의 (Jurassic Park, 1993)을 기억하는가? 호박 화석에 들어있던 공룡의 DNA를 추출해 부활시킨 공룡이 인류를 위협하는 재앙이 된다는, 전성기 스필버그의 SF 블록버스터 작품이다. 1993년 이 영화를 처음 보았을 때는 영화가 보여준 상상력이 언젠가 현실이 될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서울환경영화제에서 일하던 2018년, 영화제 개막작으로 (Genesis 2.0, 2018)이라는 영화를 선정했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이 더이상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것에 충격받았다. <창세기 2.0>(Genesis 2.0) <불편한 진실>(An Inconvenient Truth) 예고된 위협 은 지구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소인 기후변화에 관한

도시의 터 무늬 위에서 공들여 놀기

훌라가 도시를 탐사하는 방법

훌라는 최근 버려지거나 인근에서 구할 수 있는 파이프, 플라스틱 통 등의 재료들로 악기를 만들고, 연주를 더한 퍼포먼스 팀으로 많이 알려진 듯하다. 지난해 여러 도시를 돌며 순회공연(?)을 할 정도였고, 악기의 음색이나 퍼포먼스가 잘 다듬어진 기성의 것이 아니라 뜬금없고 날 것 같으면서도 흥겨워서 한 번 본 사람들은 쉽게 매료된다. 충분히 매력적이고 재미있지만 이 퍼포먼스로만 훌라를 이야기하기에는 모자란다. 그들을 잉태시킨 대구의 근대 골목과 북성로 공구 골목 인근, ‘모루’라는 공간에서 훌라를 만났다. 기술예술융합소 모루 업사이클링 밴드 훌라(HOOLA) 공연 터무늬 있는 이야기들 대구에서도 북성로 인근은

방방곡곡 소외 없는
문화권리를 위하여

농산어촌 문화예술교육의 필요조건

10여 년간 대구의 마을 현장에서 문화예술교육에 종사하다 시골살이 한 지 3년이다. 도시 활동가의 시선으로는 잘 보이지 않던 것들이 이제야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한다. 지난날 필자의 활동과 요즘 시골 동네의 현실이 중첩되면서 드는 묘한 감정과 조건에 무기력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고민이 점차 깊어진다. 지금 마을을 지키고 있는 이들은 시골에서 태어나서 시집장가 가고 아들딸 낳고 자신들 앞에 놓인 삶을 성실히 최선을 다해 부끄럽지 않은 그런 삶을 살아왔다. 그럼에도 농촌의 현실이 자기들의 책임인 양 누구에게 따지지도 묻지도 않는다. 그저 배우지 못하고 도회지로 나가지 못한

이기적 존재인 인간에게 울리는 경종

지구를 생각하는 예술① 시각예술

쓰레기로 뒤덮인 지구. 이미 인간은 지구를 탈출하였고, 수백 년 동안 묵묵히 폐기물을 처리하는 로봇만이 지구에 홀로 남아 있다. 2008년 디즈니/픽사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의 이야기이다. 봉준호 감독의 에서는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려고 대기 상층권에 살포한 인공냉각제 CW-7으로 인해 빙하기라는 기상이변을 맞게 된다. 또 다른 영화에서는 핵전쟁 이후 파괴된 지구에서 살 수 없어지자 인간은 식민지 개척을 위한 다른 행성과의 위험한 전투에 복제인간을 대신 내보낸다. 영화의 제목과 같은 ‘블레이드 러너’는 인간에게 반기를 든 복제인간을 없애는 역할을 수행한다. 영화에서 상상한 미래의 지구는 온통 이기적 인간에

다큐멘터리부터 게임까지, 모두에게 열린 교육콘텐츠

[해외리포트] 프랑스 아동·청소년 문화예술교육을 위한 ‘문화패스’ ‘룸니’

미국, 영국과 같은 영미권의 주요 국가들의 경우 최근 몇 년간 문화예술교육 관련 정부 예산 삭감으로 인해 저소득층의 문화예술교육 접근성 저하에 대한 우려가 높은 실정이지만 프랑스는 조금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프랑스 문화부 장관 프랑크 리에스테르는 재임 기간의 주요공약으로 2022년까지 3세에서 18세 사이의 모든 어린이가 학교 안팎에서 양질의 문화예술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우고, 단계별로 이를 실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프랑스는 2019년부터 일부 지역에서 ‘문화패스(Pass Culture)’ 제도를 통해 만 18세가 되는 청소년들에게 문화예술활동에 쓸 수 있는 500유로(한화 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