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라는 렌즈를 통해
나를 발견하고 발현하기

문화예술교육의 역할을 말하다② 최진성 안무가·댄서

올해로 문화예술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한 국제적인 담론의 장을 형성했던 ‘서울 어젠다: 예술교육 발전목표’가 채택된 지 10주년이 되었고, 「문화예술교육 지원법」 제정으로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본격화된 지도 15년이 지났다. 세월의 흐름과 함께 문화예술교육을 받았던 어린이·청소년들은 자라서 청년이 되었고 사회인으로서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동료가 되기도 했다. 문화예술교육은 이들에게 어떤 기억과 영향을 주었을까? 앞으로 이들이 만들어갈 시대에 문화예술교육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문화예술교육과 함께 성장한 청년에게 문화예술교육의 필요성과 역할, 방향에 관하여 들어본다.   ① 김도연 청년협동조합 뒷북 조합원    ② 최진성 안무가·댄서

전환의 시대를 건널 다리

책으로 읽는 문화예술교육

리터러시(Literacy)는 지금 위기인가 변동인가. 응용언어학자 김성우와 사회학자 엄기호는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에서 지금 우리 사회는 유례없는 리터러시의 위기 및 변동을 겪고 있다고 진단한다. 책을 ‘읽는’ 시대에서 유튜브를 ‘보는’ 시대로 급변하는 미디어의 변동 상황이 리터러시의 차원에서 심각한 위기 상황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문식성’ ‘문해력’으로 번역되는 ‘리터러시(Literacy)’라는 개념은 “다양한 맥락과 연관된 인쇄 및 필기 자료를 활용하여 정보를 찾아내고, 이해하고, 해석하고, 만들어내고, 소통하고, 계산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말해 다면적 능력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쉽게 말해 문자로 대표되는 ‘텍스트’의 시대가 저물고, 유튜브를

슬기로운 집콕 생활, 즐거운 예술 생활

집에서 예술과 함께 놀기

미술관과 박물관, 콘서트장, 문화체육시설, 공공도서관이 문을 닫았다. 봄이 왔지만, 프로야구 중계도 없고 유럽축구 리그도 멈췄다. 초·중·고등학교의 온라인 개학과 재택근무로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집에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기 위한 놀이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달구고 있다. 슬기로운 집콕 생활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공유되는 지금, 집에서 문화예술을 통해 예술적으로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소개한다. 모빌 키트 만들기[사진출처] 아르코 미술관 유튜브 어린이를 위한 집에서 만나는 미술관[사진출처] 국립현대미술관 유튜브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예술을 바라보기 미술관, 박물관 등 여러 문화시설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직접 방문하기

격리와 봉쇄를 넘어
회복을 위한 예술적 접근

코로나19 이후, 예술가와 동행하는 예술지원

올해 2월 8일부터 16일까지 열린 일본 요코하마 공연예술회의에서 전 세계에서 모인 공연예술 관계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눌 때만 해도, 아무도 지금의 상황이 도래할 거라 상상하지 못했다. 모두 앞으로 한 십 년쯤은 바쁘게 지낼 만큼의 아이디어를 나누고 계획을 세우며, 10월에는 서울아트마켓에서 만나자는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이탈리아의 기획자와는 당장 한국의 섬과 이탈리아 북서부의 카프라이아(Capraia) 섬을 잇는 예술가 레지던시를 만들어 보자는 계획을 실행하기로 했다. 그런데 한국에 돌아온 나는 남도의 섬 방문 하루 전 기차표를 취소해야 했고, 이탈리아 친구는 가족 모두의 안전을 위해 카프라이아 섬으로

가장 가까운 곳에서,
나로부터 시작하는 이야기

문화예술교육의 역할을 말하다① 김도연 청년협동조합 뒷북 조합원

올해로 문화예술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한 국제적인 담론의 장을 형성했던 ‘서울 어젠다: 예술교육 발전목표’가 채택된 지 10주년이 되었고, 「문화예술교육 지원법」 제정으로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본격화된 지도 15년이 지났다. 세월의 흐름과 함께 문화예술교육을 받았던 어린이·청소년들은 자라서 청년이 되었고 사회인으로서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동료가 되기도 했다. 문화예술교육은 이들에게 어떤 기억과 영향을 주었을까? 앞으로 이들이 만들어갈 시대에 문화예술교육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문화예술교육과 함께 성장한 청년에게 문화예술교육의 필요성과 역할, 방향에 관하여 들어본다.   ① 김도연 청년협동조합 뒷북 조합원    ② 최진성 안무가·댄서

학교 안 예술가 작업장의 실험

이호동 놀이예술가, 광주 야호문화센터 상주작가

20여 년 전 이호동 작가를 처음 만 난 이래, 그의 작업을 오래 지켜봐 왔다. 이호동 작가의 다양한 활동 중에서도 특별히 학교 작업장 경험과 그의 예술교육철학, 학교 문화예술교육에서 예술의 역할 등 학교 안 문화예술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들어보기로 했다. 작가와 만난 3월 말은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의 한창이었다. 학교와 문화예술교육기관뿐 아니라 모든 일상이 멈춘 때에 광주 광산구 청소년문화의집 야호문화센터 예술작업장에서 이호동 작가를 만났다. 예술가로서, 예술 작업의 여정에 어린이에 대한 마음이 담긴 것을 보곤 한다. 이러한 관심 혹은 발견의 계기는 무엇인가? 내 작업이

사회문제에 대응하고 미래사회에 대비하는 학교예술교육 활성화

학교문화예술교육 관련 정책 동향

1. 학교예술교육 활성화 기본 계획 (2019~2020) 2개년 비교 분석 교육부는 지난 1월 ‘2020년 학교예술교육 활성화 기본 계획’을 발표했다. 예술적 감수성을 토대로 공감하고 소통하는 민주시민을 양성하고자 2017년부터 매년 ‘학교예술교육 활성화 기본 계획’을 수립・발표하고 있다. 이에 지식정보R&D센터는 ‘학교예술교육 활성화 기본 계획’의 추진 배경, 추진 과제, 교육진흥원과의 역할 등 2019년과 2020년의 주요 이슈에 대해 비교 분석하였다. 추진 배경을 살펴보면, 2019년에는 보편 교육으로서의 예술교육에 대한 국가적 책무성과 예술적 역량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인식 변화와 수요 증대를 예술교육의 필요성으로 제시하였다. 2020년에는 ‘미래의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맥락을 기억하고 해석하고 활용하기

문화예술교육과 기록

과정을 중요시하는 문화예술교육 분야에서 기록의 생산과 관리, 공유의 필요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고, 기록 활동을 중심으로 문화예술교육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아카이브(Archive)’는 개인이나 조직이 활동하며 남기는 수많은 기록물 중 가치 있는 것을 선별하여 보관하는 장소 또는 그 기록물 자체를 이르는 용어이다. 기록을 보존하는 장소로서의 아카이브로는 국가기록원처럼 나라의 행정 기록을 중심으로 수집과 보존을 통해 역사자료관의 역할을 중요하게 담당하는 곳이 있는 반면, 아르코예술기록원처럼 예술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보존하여 예술창작과 연구, 교육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예술 전문 아카이브도 있다. 이러한 아카이브의

아이들의 목소리에서 답을 찾는다

학교에 뿌리내리는 문화예술교육을 위하여

이 세상에서 노래를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만큼 ‘노래’라는 예술은 대부분의 사람이 보편적으로 향유하고 있는 문화 중의 하나이며,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나타내는 가장 기본적인 표현방식이다. 노래를 좋아하는 것은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야 하는 아이들도 마찬가지이다. 청소할 때도 과제를 하면서도, 심지어는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도 아이들은 끊임없이 알 수 없는 가락을 흥얼거리곤 한다. 이처럼 아이들의 생활에 노래가 깊숙이 자리 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과서에 실려 있는 노래는 수업 시간에만 부르는 게 되어 버렸고, TV나 유튜브를 통해 아이들 삶 속에 파고든 대중가요가

‘스스로, 서로, 넘나들며’
배움의 원리가 작동한다

공간민들레 오디세이민들레학교 ‘프로젝트 활동’

오디세이민들레학교 보호자님께 드립니다.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시는지요? 모두가 결코 잊지 못할 2020년 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 사이 개나리와 목련이 피고 지더니, 벚꽃도 벌써 끝자락을 보입니다. 오디세이민들레학교(이하 ‘오디세이’)가 있는 정독도서관의 봄은 더할 나위 없이 찬란한데 오디세이 학생들은 물론 보호자님들과 함께 이 봄을 누리지 못해 무척 아쉽습니다. 무엇보다 아직 코로나 상황이 종료되지 않아, 당분간은 직접 대면 활동이 아닌 비대면 활동으로 우리의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초유의 상황과 직면하게 되면서 저희의 고민은 더 깊어졌습니다. 한 해 배움 농사를 지을 땅도 고르고 씨앗도 챙기고 마음도

버려진 캐리어에서
세상을 품은 도서관으로

의미와 재미 사이에서 실천하기

요즘 나의 산책로는 아파트 단지의 분리수거장과 분리수거장을 잇는 동선을 중심으로 형성된다. 6천8백 세대가 사는 대단지라 분리수거장이 여러 곳에 있다. 그 앞을 지나며 힐끗힐끗 쳐다보면 폐기물 틈에 내가 노리는 물건이 있다. 그 녀석을 마주치면 심장이 떨린다. 간단하게 정상 여부를 확인하고 애인처럼 손을 꼭 잡고 집에 데려온다. 분리수거장에 ‘고려장’ 된 물건을 보면 마음이 좋지 않았다. 조금만 고쳐 쓰면 될 것을, 아니 고쳐 쓸 필요도 없고 그리 낡지도 않았는데 단지 유행이 지났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물건 천지였다. 그리 절약하는 스타일이 아니었음에도 마음이 좋지 않았다.

교사로부터, 번지고 물드는
예술적 경험

남궁 역 세월초등학교 교사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오랫동안 변하지 않던 학교 교육의 방식을 바꿔놓고 있다. 서서히 다가오던 4차 산업 시대의 초연결성이라는 특성이 학교 현장에 다급하게 도입되었다.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사이의 관계가 접촉에서 접속으로 바뀌었고, 오감을 동원하여 교류하던 교실은 시각과 청각만 열어놓으면 되는 프레임이 대신하고 있다. 이제 학교는 무엇을 하는 곳이어야 할까. 몸들이 한데 모여 함께 겪으며 공동의 기억을 만들어 가는 소중한 장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의 학교 교육에 있어서 문화예술교육이 담당해야 할 역할의 중요성을 환기시킨다. 문화예술교육은 ‘교사가 알고 있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떨어져서 함께, 응원하고 연결하기

코로나 시대를 건너는 문화예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걷잡을 수 없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세계보건기구(WHO)는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다. 코로나19 발병이 공식 보고된 작년 12월 31일 이후 불과 3개월 만에 일상의 풍경은 무척 달라졌다. 언택트(untact, 비대면) 시대로의 급변으로 사람을 만나거나 악수하는 일은 조심스러운 행위가 되었고, 마스크를 쓰고 식당에서 벽을 보고 혼자 식사를 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 되고 있다. 학교는 개학이 연기되면서 온라인 수업이 시행되었고, 재택근무를 도입하는 회사가 늘어났다. 대중이 함께하는 문화예술 분야는 공연과 전시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무관중 공연 중계나 온라인 콘서트 등으로 제한 되고 있다. 이렇듯

중단 없는 배움을 위하여

[해외리포트] 코로나19로 확산하는 온라인 교육

유네스코가 발표한 「코로나19가 교육에 끼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전염을 막기 위해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전 세계 약 4억7천만명의 학생들이 교육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학교가 일시적으로 휴교를 할지라도 학습에는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수업 시수가 줄어들면서 학습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사교육을 이용하기 어려운 아이들이 교육을 받지 못하면서 사회·경제적 계층에 따른 교육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19가 전 세계 교육에 끼치는 영향에 관한 유네스코 통계[출처] 유네스코 온라인 플랫폼에 개설된 새로운 교실 이에

아이들에게 침윤의 시간을 허하라

학교와 교육, 그 안에서의 예술

라면과 수필 감히 말하건대, 유기농법은 풀과의 전쟁이고, 기숙형 대안학교는 라면과의 전투다. 아이들이 생활관 규칙을 새로 개정해 나가던 2019년 어느 틈새에 야식 규정이 느슨해진 때가 있었다. 매일 밤 11시 생활관 건물 전체는 라면 스프 냄새가 진동했다. 일부 아이들과 교사회 전체는 ‘이건 아니지 않냐’는 정서가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었다. 금요일 오전. 103명의 학생과 스무 명 넘는 교사가 한자리에 모인 ‘가족회의.’ 나는 강당 무대에 걸터앉아 아래와 같은 대목 한 구절을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그걸 알면서도 라면을 먹으면서 김밥을 또 주문하니. 슬프다, 시장기의 근원은 어디에

배움의 시간을 잇는 매일의 자각

책으로 읽는 문화예술교육

모든 문제의 근원이자 해결책이 ‘교육’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아무리 생각해도 교육이 변하면 세상이 나아질 것만 같았다. ‘내가 교장이 되어 학교를 운영한다면 이따위는 아닐 거야’ 하는 치기 어린 감정에 빠지곤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사범대학에 진학했다. (당연히, 이내 그 꿈 따위 까맣게 잊어버렸지만.) 대학에 다니는 동안 단 한 번도 교사나 기자 같은 게 되어야겠다 생각한 적은 없지만, 교사 독자들을 위해 월간지를 만드는 출판사에서 기자로 일을 하게 되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전국의 수업 베테랑 교사들을 만나고, 학급운영 달인들의 글을 다듬으며